본문 바로가기

캐논갤러리

전시소개

What Artists Do

Canon-CCP 프리미엄 사진 창작+전시 지원프로그램


본 전시는 캐논코리아와 중앙대학교 평생교육원의 지원으로 마련된 [캐논 프리미엄 창작 과정]의 성과를 보고하는 전시이다. 

8주라는 길지 않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13명의 작가들이 예술적인 언어로서의 사진 매체를 탐구하고 자신만의 상상력과 감성을 투영한 작품들을 선보이게 되었다. 

이 과정은 전시를 위한 준비의 과정이기도 하지만 그에 앞서, 각각의 참여자들이 자신의 피사체를 바라보는 시선과 사진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한 스스로의 답변을 찾아가는 여정에 보다 중요한 의미를 부여한다.

사진은 발생 초기로부터 기술적인 진보와 매체적 실험을 거쳐 기나긴 시간을 통과하며 예술적인 형식으로 그 위상을 획득해 왔고, 

현재에 이르러 현실을 재현하되 동시에 작가의 독자적인 비전을 반영하는 매체로 예술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이미지를 대량으로 소비하는 미디어 환경을 돌이켜 볼 때, 사진이 예술로써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다시금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초 단위로 이미지를 업데이트 하며 취향과 일상, 광고가 뒤죽박죽인 된 세계를 우리 눈 앞에 퍼부어 놓는다. 

이들을 스크롤링 하는 것이 일상이 된 현실에서 사진은 감상이 아닌 속도의 문제로 치환된다.

이렇게 무게를 잃고 한없이 가벼워진 사진이 우리의 세계를 구성하는 오늘, 한 장의 사진을 얻기 위해 다시 돌아올 한 계절을 기다리고, 

더 좋은 프레임을 찾아 같은 장소를 수없이 배회하거나, 혹은 하나의 사물을 하염 없이 바라보는 행위는 어떠한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누군가 예술적 언어로써 사진의 독자성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면, 수많은 대답이 존재할 수 있겠지만 그 중 하나의 답변으로 사진은 카메라라는 장치를 제거하고 나면  ‘본다’라고 하는 근본적인 행위만이 남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사진은 세계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하는 문제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사진적 행위란 피사체를 천천히 관찰하며 바라봄의 속도를 늦추고 그것이 하나의 이미지로, 하나의 의미로, 그리고 하나의 명징한 시선으로 떠오를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을 통과하는 것이다.

다시 같은 질문으로 되돌아가면, 오늘의 사진은 ‘본다'는 행위를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속도의 문제로부터, 감상과 관조, 사유의 시간으로 그 축을 되돌리는 지점에서 하나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여기 13명의 작가들은 사진을 통해 각자의 자리에서 각기 다른 시선으로 세계와 만나 지난 한 관찰과 사유의 시간을 기록한다.

그리고 이렇게 다시 현실로 되돌아온 이미지들을 통해 우리는 잠시 빠른 발걸음을 늦추고 작가들이 경험한 세계와 조우하며 그들의 시선과 사유에 동참하게 될 것이다.


담당 교수 정희승